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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에서 순직한 소방관 6명의 이야기가 스크린에 올라왔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러 극장으로 향하면서 이미 마음이 무거웠던 건, 단순한 영화 기대감이 아니었습니다. 과거 현장에서 직접 목격했던 소방관들의 뒷모습이 먼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실화가 가진 무게 — 홍제동 화재와 소방관의 헌신 저는 과거 국가보안시설에서 방호직으로 근무하던 시절, 시설 인근 비보호 삼거리에서 셔틀버스와 택시가 정면충돌하는 대형 교통사고를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20여 명의 승객이 탄 버스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고, 저는 즉시 119에 긴급 출동을 요청하며 2차 화재 예방을 위한 초동 조치에 나섰습니다.그때 사이렌 소리와 함께 도착한 소방관과 구급대원들의 모습은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트리아지(tria..
기침 소리 하나에 흠칫 몸을 움츠렸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코로나19를 겪고 난 뒤로 저는 지하철 안에서 옆자리 사람의 기침 소리만 들어도 괜히 거리를 벌리게 됩니다. 그 감각이 얼마나 강렬하게 남아 있는지, 2013년 극장에서 가볍게 봤던 영화 한 편을 떠올릴 때마다 새삼 등골이 서늘해집니다. 그 영화가 바로 김성수 감독의 재난 영화 입니다.단순한 기침이 도시를 삼키는 과정 — 바이러스 전파의 사실성 2013년 처음 극장에서 이 영화를 봤을 때, 솔직히 저는 반신반의했습니다. "아무리 바이러스가 강해도 단순한 호흡기 감염이 저 정도로 번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영화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그때는 재난 영화 특유의 과장이려니 하고 넘겼는데, 지금 다시 생각하면 그 안일함이 너무도 부끄럽습니다.영..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재난 영화라면 으레 거대한 스케일과 생존 스릴러 특유의 긴장감을 기대하게 마련인데, 영화 한 편을 다 보고 나서 든 생각이 "이 영화는 도대체 뭘 하려던 걸까?"였으니까요. 김다미 배우를 믿고 선택한 작품이었는데, 관람 전후의 괴리감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재난 영화라는 장르가 관객에게 거는 약속 일반적으로 재난 영화는 장르 문법이 비교적 명확한 편입니다. 저도 처음엔 그 문법을 그대로 기대하며 앉았습니다. 제목이 대홍수인 데다 초반 세팅부터 물난리와 해일을 예고하고 있으니, 당연히 극한 상황 속 생존 서사가 펼쳐질 거라 생각했죠.장르 영화에서 말하는 장르 문법(Genre Convention)이란, 관객이 특정 장르를 선택할 때 암묵적으로 기대하는 서사 구조와 감정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