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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1997년은 결코 잊을 수 없는 가장 잔인하고도 거대한 변곡점입니다. 건국 이래 최대의 호황을 누리며 샴페인을 터뜨리던 순간, 예고도 없이 찾아온 IMF 외환위기는 수많은 가정의 행복을 송두리째 앗아갔고 경제적 생태계를 완전히 뒤흔들었습니다. 최국희 감독이 연출하고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그리고 뱅상 카셀이 주연을 맡은 영화 국가부도의 날(Default, 2018)은 이처럼 국가적 재난의 문턱에 섰던 긴박했던 일주일 동안의 기록을 서로 다른 시선을 가진 세 부류의 인물들을 통해 날카롭고도 밀도 높게 그려낸 웰메이드 경제 스릴러 영화입니다.이 영화는 주식이나 채권 거래처럼 자칫 복잡하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경제적 역사 소재를 대중적인 고발 영화의 화법으..
아무 계획 없이 극장에 들어가 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며칠 전 아내와 즉흥 데이트를 하다가 시간이 맞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영화 보스를 봤습니다. '보스'라는 제목에 무거운 조폭 누아르를 예상했지만, 극장 문을 나설 때는 팝콘을 반도 못 먹을 만큼 웃고 나왔습니다. 기대가 없었던 만큼 만족감은 배가 되었던 영화였습니다.클리셰를 뒤집은 설정, 그게 이 영화의 전부다혹시 조폭 영화라면 자동으로 피가 튀기는 장면부터 떠오르시는 분 계신가요? 저도 솔직히 그랬습니다. 제목만 보고는 누아르(noir) 장르 특유의 어둡고 묵직한 분위기를 예상했는데, 여기서 누아르란 범죄, 폭력, 배신 등을 어두운 톤으로 그려내는 영화 장르를 뜻합니다. 그런데 막상 영화가 시작되자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습니다.영화 보스의 핵심 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