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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을 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주저 없이 윤동주를 떠올릴 것입니다. 어두운 시대의 고통을 고스란히 펜 끝으로 묵묵히 버텨내며 부끄러움을 고백했던 그의 시들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우리의 영혼을 맑게 정화해 줍니다. 이준익 감독이 연출하고 강하늘, 박정민이 주연을 맡은 영화 동주(DongJu: The Portrait of A Poet, 2016)는 일제강점기라는 잔혹한 현실 속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민족의 아픔을 짊어졌던 동갑내기 사촌 형제 윤동주와 송몽규의 삶을 가장 담담하고 세련되게 그려낸 저예산 흑백 사극 영화의 마스터피스입니다.이 영화는 화려한 액션이나 거창한 영웅 서사 대신, 시를 쓰고 싶었던 소년과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청년의 뜨거운 성장통과 비극적인 운명을 흑백의 ..
일국의 수도에서 30만 명이 학살당하는 동안, 왜 세상은 아무것도 몰랐을까요. 아내와 함께 영화 을 보고 나서 저도 처음에는 막연히 '난징이 외진 도시라 정보가 차단된 것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역사를 살펴보니 전혀 다른 이유였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나서 영화가 훨씬 다르게 읽혔습니다.수도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 — 역사적 배경과 정보 봉쇄 일반적으로 전쟁 중 정보가 차단되면 '외진 지역이라서', '통신 인프라가 부족해서' 정도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영화를 보면서도 처음에는 난징이 소도시이거나 외곽 지역이라 고립된 것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는데, 알고 보니 1937년 당시 난징은 중화민국의 수도(首都)였습니다. 쉽게 말해, 한국으로 치면 서울 한복판에서 이 학살이..